대체가 아닌 저감





석유자원이 앞으로 얼마동안 유효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기관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새로이 만들어지는 재생에너지가 아닌 한정된 자원이라는 것에는 모든 사람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 제한된 성격으로 인해 가격의 폭등과 함께 대한민국과 같은 힘없는 나라의 일반인들에 대한 접근성이 어려워지는 시점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존재합니다. 미래 에너지에 대해 매우 낙관적인 예측들은 석유자원의 한계점이 오기 전에 인류는 새로운 에너지원을 개발해내어서 새로운 에너지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비관론적인 입장의 예측들은 인류가 에너지 문제로 대전쟁을 벌이게 될 것이며, 생존게임에서 살아남은 강대국들과 석유 에너지 의존도가 거의 없었던 마을과 부족 중심으로 새로운 인간 역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합니다.

두 개의 예측 중 하나가 실현이 되거나, 아니면 그 둘 중 사이에서 적당히 타협이 된 미래가 오던지, 지금 우리는 과도기에 사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과도기에 우리 자신의 안녕과 미래 후손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은 적게 쓰는 것이라고 생각되며, 이와 같은 맥락에서 살둔제로에너지하우스는 계획되고 진행되었습니다.

살둔제로에너지하우스에서는 주택의 냉난방에 필요한 에너지를 석유 및 가스 등의 화석연료로부터 완전히 탈피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화석연료로부터의 탈피를 위해 살둔제로에너지하우스가 접근한 기본철학은 집이 집의 기본적인 역할을 다하도록 짓자입니다. 즉 추운 겨울을 위해 충분한 단열재를 충분히 넣고, 겨울철과 여름철의 쾌적온도 유지를 위해 창문크기와 위치를 적당히 조절하고, 낮 동안 실내가 어둡지 않도록 창문의 위치를 배치하고, 여름철 에어컨을 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처마 등의 적합한 차양을 설치하는 것입니다. 또한 기본적으로 주택 평면이 동서방향으로 긴 형태로 설계되어 태양에너지와 자연채광을 최대한 도입되도록 하는 등  '기본에 충실한 집을 구현하기 위한 여러 기본적인 노력들이 이루어 졌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께서 살둔제로에너지하우스에서는 여러 첨단 기술을 도입하여 기존의 화석에너지를 흔히 말하는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한 것으로 오해하고 계십니다.

살둔제로에너지하우스에서 기존 주택에 비해 새로이 도입된 시스템은 태양추적형집열기와 열회수환기장치가 유일합니다. 이미 몇 번 언급되었던 것처럼, 현재 집열기는 아무런 역할도 못하고 있으며, 열회수환기장치는 상당히 우수한 열회수율을 보여주고 있어 매우 쾌적한 실내환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열회수환기장치 또한 새로운 첨단발명품은 아니며 최근 지어진 대부분의 아파트에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에 충실한 집을 짓지 않았고, 게다가 건설사에서는 매우 작은 비용차이를 줄이고자, 열회수율 50% 이하의 최저가 모델들만 도입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살둔제로에너지하우스에서 각종 전기기기(TV, 컴퓨터 등)와 인체에서 발산하는 열을 제외하고 유일한 난방기기는 베치카가 유일합니다. 물론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나무를 태우는 것은 대기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이산화탄소 사이클이 매우 짧은 목재는 화석연료의 범주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베치카와 집의 특성상 매우 놀랄만큼 적은 양의 목재를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이사하신시 2주가 안된 시점부터 각 취재와 방문객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 그 분들께 보여드리고자 하는 목적에서 거의 매일 이용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살둔제로에너지하우스가 영하 15도가 넘는 추위에도 따뜻함을 유지하는 것이 베치카 덕으로 오해하고 계시는데, 베치카 덕분에 어느 정도의 온도상승은 있겠지만, 살둔제로에너지하우스의 핵심은 고단열을 포함하여 기본적으로 집을 잘 지은 것에 있다는 것을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즉 살둔제로에너지하우스에서는 기존의 화석에너지원들을 새로운 신재생에너지시스템으로 대체한 것이 아니라, 외부 에너지 필요성 자체를 최소화한 것입니다.

따라서 살둔제로에너지하우스를 인터넷을 통해서 또는 직접방문을 통해서 공부하시려고 하실 때 중점을 두셔야 하는 것은 각종 첨단 기기들이 아니라, 집을 잘 짓기 위해서 어떠한 건축자재를 썼으며, 단열은 얼마나 했고, 집의 평면 구성 등은 어떻게 했는가 등입니다. 관련된 세부사항들은 추후에 하나씩 업데이트 해 나가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집을 잘 짓는 것은 새로이 만들어진 개념이 아니라,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정부와 대기업중심으로 진행 중인 패시브하우스와 저에너지 건물에서의 핵심내용입니다.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다양한 기술과 설비가 추가되기도 하지만, 살둔제로에너지하우스에서는 머신하우스가 아닌 되도록 평범한 주택을 추구했고, 고단열과 몇몇 기본적인 자재와 배치와 잘 활용하면 저렴한 가격에 집을 잘 지을 수 있다고 판단하여 진행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분들이 가장 기본적인 것을 놓치시며 기존의 건물에 각종 고가의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부착하면 석유에너지원으로부터 자유로운 건물이 탄생하는 것으로 생각하시며, 이러한 생각을 가지시고 살둔을 찾아오시고 계십니다. 이와 같은 접근은 새로운 설비를 위한 추가에너지 발생은 제외하고라도, 상당한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문제점을 가져오게 되며, 저에너지 친환경주택 또는 생태주택이 일반주택보다 훨씬 고가라는 일반적인 생각도 여기서 출발하게 됩니다.

부디 살둔제로에너지하우스를 통해 건축물에서의 에너지절감에 대한 여러 고정관념을 새로이 생각해 보시는 계기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9.02.01

p.s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전기생산 관련 언급을 하겠습니다. 현재는 전기생산을 위한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의 신재생에너지설비가 설치되어 있지 않고 백퍼센트 한전 전기를 사용중입니다. 그 이유는 ‘집을 잘 짓기 위해’ 집중을 하느라 사이트 조건에 적합한 설비를 구입해서 설치하기만 하면 되는 전기생산문제는 거주 후 일정시간이 지난 후 필요로 하는 전기량이 파악되고 난 후 설치하고자 하였기 때문입니다. 살둔제로에너지하우스는 전기이용을 최소화하기위해 전기난방 또는 에어컨 등을 배제하고, 인공조명 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 창문을 배치하고, 여름철 환기가 잘 되도록 평면계획을 진행하였으며, 태양열 집열기를 통해 온수를 생산하는 등 기본적으로 전기가 덜 필요한 집을 짓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살둔제로에너지하우스가 위치한 사이트는 바람이 상당히 부는 곳으로 3월이나 4월에 조그마한 풍력발전기가 설치될 예정입니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